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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전문변호사

난자 한개의 법적 가격은(메디파나 기고)

난자 한 개의 법적 가격은 ?

 

인간은 육체, 정신, 영혼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육체는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최초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남자의 정자세포 한 개와 여자의 난세포 한 개가 만나서 수정과 착상이라는 단계를 거쳐 세포분열이라는 터널을 지나 완전한 신체가 된다. 신체라고 불리는 인간의 몸에는 세포수가 과연 얼마나 될까. 100조개라고 말하는 학자도 있다. 그러면 세포 1개에 대한 가격을 부여하고자 한다면, 1개의 세포 값은 얼마나 될까.

 

난자 매매사건이 있었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난자 매매를 알선한 일당이 적발되었는데, 문제는 난자 공여자의 학력, , 예쁜 얼굴(외모) 등 소위 스펙에 따라 난자의 매매가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좋은 조건을 갖추면 난자의 가격은 적게는 3백만원부터 최대 1천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돈을 쉽게 벌수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관련 법은 일생동안 3번만 채취해야 하고, 그것도 6개월 간격을 두고 난자를 채취해야 한다고 하면서, 난자 채취 기간 및 횟수에 대하여 엄격한 규제를 하고 있다.

 

먼저 배아생성의료기관(인공수태시술을 위하여 정자 또는 난자를 채취, 보관하거나 이를 수정시켜 배아를 생성하고자 하는 의료기관)은 난자를 채취함에 있어서 채취 전에는 난자제공자에 대하여 건강검진을 실시해야 한다.(건강검진 실시의무) 또한 건강기준에 미달하는 자로부터 난자를 채취해서는 안된다. 임신목적 등 난자를 채취하는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동일한 난자제공자로부터 6개월 이상의 간격을 두고, 일생동안 3번만 채취해야 한다.(기간 및 횟수 제한)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벌을 받는다.(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15조의 3, 법 제52조 제24, 시행령 제10조의 2 각 참조)

 

앞에서 언급한 난자매매사건에서 난자는 난세포를 말하는데 이는 엄밀히 1개의 세포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세포 하나의 가격이 1천만원까지 거래가 된다는 말이다. 일반 난자 암거래 시장에서 세포 하나에 대한 가격 치고는 결코 적다고 할 수는 없다. 여성이 일생동안 만들어 낼 수 있는 난자의 수는 약 400개 정도가 된다. 그렇다면, 여성의 몸값은 난세포 배출기준으로 최소 40(400×10,000,000=4,000,000,000)이란 말인가. 반대로 정자는 어느 정도 가격을 매길 수 있는가. 1회 사정으로 방출되는 정자 수가 1억에서 4억개 정도이고, 일생동안 만들어 낼수 있는 정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하니(견해에 따라서 70세를 기준으로 4천억개라 주장함), 정자 하나의 가격은 도무지 가늠하기가 어렵다.(정자 1개당 0.1원으로 가정하더라도, 70세를 기준으로 한번 사정으로 1-4천만원이, 평생동안은 100-400억원이 남자 몸에서 배출되는 셈이다)

 

인공수정을 위해서 내원한 40대 중반의 독신 여성에 대하여 충분한 설명 없이 난자 확보 내지 줄기세포 연구 등 다른 목적으로 환자를 기망하여 난소를 적출한 산부인과 의사에 대하여 위자료 6천만원을 배상하라고 한 법원 판결이 있었다.(2006. 6. 28. 선고 2005가합 107720 판결 참조)

 

법원이 인정하는 기준에 의하면, 경우에 따라서 난자를 생성하는 난소를 적출하여 임신의 계속성을 유지할 수 없게 만들었다면 40대 중반의 독신 여성의 난소 한 개는 6천만원이 되는 셈이 된다. 평균적인 여성의 경우 난소 한 개가 평생 200개의 난자를 생성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40대 중반의 독신 여성의 난소 한 개가 생성할 수 있는 난자수는 10개 내외가 된다면, 결국 법원이 책정한 난자 한 개의 평균 가격은 6백만원이 되는 셈이 된다.

 

반면에 교통사고나 의료사고로 사망하거나 식물인간이 되면 법원은 6천만원에서 8천만원 범위내에서 위자료를 인정하고 있다. 세포1개의 가격이 1천만원까지 거래되는 현실에 비추어 법원이 사망이나 식물인간에 대하여 인정하는 위자료는 너무 낮은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할 시점이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