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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전문변호사

쁘티 성형과 실명(메디파나 기고)

쁘티 성형과 실명

 

간단한 성형수술은 수술이라고 표현하기 보다는 시술이라고 한다. 쁘티 성형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정작 간단한 시술을 받고 실명이 될수 있다면, 누가 이런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런데, 의외로 간단한 성형시술을 받고 실명이 된 케이스가 생각보다 많이 보고되었다.

 

A양은 26세 꽃다운 나이에 상경하여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따라갔다가 유흥종사자의 길을 가게 되었다. 처음에는 용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 삼아 시작한 일이 어느새 본업이 되어 버렸다. 문제는 텐프로 비슷한 곳인데 살아남기 위해서는 예뻐야 하고, 그래야만 초이스가 잘 되어 경제적 수입이 올라가는 구조였다. 어느날 성형수술을 잘 한다고 소문난 의사 선생님의 방문을 받았다. 마담을 비롯한 소속 언니들은 소위 잘나가는 성형외과 의사 선생님의 얼굴을 보고 상담을 받기 위해 안달이 났다. 이유인즉 자신의 부족한 신체의 특정부위를 성형하여 신데렐라가 된 다음 백마 타고 온 왕자님을 만나보고자 하는 간절한 바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룸안에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너는 코를 조금만 세우면 완벽해지고, 너는 이마에 보톡스를 살짝 넣으며 더할 나위 없이 금상첨화가 되며, 너는 볼에 애교살을 보태면 연예인은 저리가라고, 너는 광대를 깍고, 너는 이마에 지방이식을 하면 100% 완벽미인이 된다. 여러 명의 언니들은 너도 나도 전부 금방이라도 신데렐라가 될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수술비가 천만원이 넘어갈 수도 있다는 말에는 전혀 아랑곳 하지 않는다. 문제는 전부가 한꺼번에 성형수술을 받을 수는 없는 법, 그리고 엄연히 마담의 동의가 있어야 수술이 가능한법, 전부 수술하러 가면 업소는 누가 지키겠는가. 그래서 원장님과 마당 사이에는 은밀한 거래가 이루어진다. 한번에 한명씩 일정한 시차를 두고 수술을 해야 가게 운영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다.

 

드디어 A양의 차례가 왔다. 평소 예뻐다는 말을 많이 들었던 터라 왠만한 미스코리아 부럽지 않았는데, 미간부에 지방이식만 하면 완벽미인이 될수 있다는 말에 주저함 없이 성형시술을 받기로 한 것이다. 문제는 자가지방을 미간부에 이식하고 나서 통증이 있어서 왜 그런지 물어보자, 원래 시술을 받으면 통증이 있다고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집에 와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이틀째 되는날 아침에 갑자기 좌측 눈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이다. 시술을 한 의사에게 문의를 하자, 빨리 안과에 가보라고 하여 안과에 갔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시술을 한 의사나 시술을 받은 환자나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완벽미녀가 되기 위해서 미간에 자가지방을 이식했는데 실명이라니, 도저히 현실이 믿기지 않았다. 대학병원을 찾아가도 답은 마찬가지였다. 이제 평생 한쪽 눈이 실명된 상태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 지에 대한 사전 조율이 없었기 때문에 환자가 받는 정신적 충격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오호통재라, 26세의 꽃다운 처자가 상경하여 신데렐라가 되어 보겠다고 자가 지방이식술 좀 받은 것이 무어 그리 큰 죄라고, 한쪽 눈 실명이라는 큰 벌을 주시나.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탓하겠는가.

 

2012년 대한안과학회지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얼굴 미간부나 콧등 부위에 필러나 보톡스, 지방이식을 하다가 한쪽눈이 실명된 케이스가 12건이나 보고되었다는 것이다. 도대체 그 많은 사건이 언제, 어디에서 발생했다는 말인가, 왜 그걸 소비자는 모르고 있는가. 많은 사건들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얼마전 시사프로에서 이러한 자료를 보도했다고 한다. 계속해서 동일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는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그 시술을 시행하는 의사나 시술받은 환자나 보통 강심장이 아니다. 시술절차 간단하고 시술비용 크지 않는데 비해 발생한 악결과는 정말 감당하기 어렵다.

 

한가지 더 안타까운 것은 피해를 법적으로 따져 금전적으로 환산하는데, 피해보상금액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한쪽눈 실명은 맥브라이드표 방식에 의하면, 전체 노동능력상실은 24%에 해당한다. 26세 기준으로 60세까지 도시일용노임을 지급받는 것으로 한다면, 8천만원 정도가 최대배상금액이 된다.(위자료 제외) 한쪽 눈 실명에 대한 피해에 대한 대가치고는 8천만원이 적정한지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과연 현재의 물가나 경제수준에 비추어 8천만원이 한쪽 눈 실명에 대한 적당한 보상인지, 아마도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그돈 줄테니 원래대로 돌려달라고 할 것이다.

 

위자료를 대폭 상승시키지 않고서는 해결방법이 없다. 위자료를 판단하는 결정권을 지닌 법원은 형식적인 틀에서 벗어나 경우에 따라서는 상한 제한을 두지 않고 최대한의 위자료를 징벌적 의미해서 선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피해자를 두 번 울릴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미간부에 간단한 성형시술이라도 시술하는 의사와 시술받는 환자 모두 이 행위가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위험성을 서로 인식하고, 그 행위를 받을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지혜를 가졌으면 좋겠다. 결국 시술을 받는 환자의 선택이 중요하다. 그래서 더욱 시술전에 부작용에 대하여 정확히 확인해 보고 시술을 받아야 한다. 아무리 간단힌 쁘티 성형이라도 부작용이 없는 경우는 없다.

 

 2013년 11월경 50대 여성분이 강남 성형외과에서 코에 필러주입술을 받고 다시 좌측 눈이 실명되는 사례가 발생하였다. 이번에는 좌측 뇌경색으로 인하여 우측 편마비와 더불어 좌안실명이 된 사건이다. 대한안과학회나 안과개원의 협의회 차원에서 성형외과와 피부과에 안전성 서한을 배포해서라도 이 위험성을 알려야 한다. 안면부 필러주입술로 인한 중심망막동맥폐쇄는 막을수 있고, 막아야 하는 사고이다.(2014년 1월 10일 14시 피해자 본인과 상담함) 

 

2013년 7월 7일경 경남 부산 소재 피부과에서 23세 남성이 코에 필러주입술을 받고 우안 실명 및 뇌경색이 발생하는 사고가 있었다. 이 남성은 대학병원으로 전원되어 뇌경색 부분에 대한 혈전용해술을 받았지만, 도리어 뇌출혈이 일어나는 부작용까지 발생하였다. 현재 뇌부종으로 인하여 개두술을 받고 재활치료를 받고 있지만, 실명뿐 아니라 뇌손상으로 인한 심각한 후유증이 남게 되었다. 더 이상 이 일을 미루면 안되겠다. 하루라도 빨리 안과의사회와 제휴하여, 이 일을 세상에 알려서 더 이상 안면부 필러 주입술로 인한 실명과 뇌경색을 예방해야 겠다. 이 사고는 막을 수 있고, 막아야 하는 사고임이 분명하다.(2014년 1월 17일 14시 피해자의 어머니와 상담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