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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전문변호사

갑상선 암 수술후 발생한 혈종 이야기

갑상선 암 수술후 발생한 혈종이야기

 

 

암중에서도 가장 예후가 좋다는 갑상선 암, 최근에는 갑상선 초음파를 자제하여 갑상선 결절에

 

대한 진단의 무용성을 주장하는 견해도 생겼다. 그런 예후가 좋은 갑상선 암 절제 수술을 받고 나

 

서 지혈이 충분히 되지 않았거나 배액관의 문제 등으로 인하여 발생한 혈종과 그 혈종이 기도를

 

압박하여 발생한 호흡곤란 때문에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식물인간이 되거나 사망한 사연을 소개

 

하고자 한다. 그것도 한 건이 아닌 무려 네건이나. 필자가 전부 의료소송을 제기한 사건이다.

 

건은 조정으로 종결이 된 사건이고 나머지 두건은 현재도 진행중이다.

 

갑상선 암 수술은 외과의가 하는 수술 중 가장 방법이나 절차가 무난한 수술이고, 예후 또한 상당

 

히 좋은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쉽게 말해서 수술중 제일 쉬운 수술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쉬

 

운 수술이 혈종이 발생하고, 혈종으로 인한 호흡곤란때 응급처치를 제대로 못하면,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인해 식물인간이 되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쉬운 수술에 비해 결과가 너무 가

 

혹하다.

 

50대 초반의 여자목사님이었다. 갑상선 암 진단을 받고 수술이 필요하다고 하여, 환자 본인이나

 

가족들 모두 아무런 의심 없이 수술대에 올랐다. 그런데 그것이 인생의 마지막이 될줄은 아무도

 

몰랐다.

 

수술이 끝나고 회복실을 거쳐 일반실로 올라왔다. 처음에 수술부위에 붕대를 감고 있어 잘 몰랐

 

. 그런데 수술이 끝난지 48시간이 된 시점에 갑자기 목 주변이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마침 토요

 

, 전문의는 병원에 없고, 전공의만 있는 상태였다.

 

보호자가 간호사를 호출하였지만, 간호사 역시 경험이 많거나 숙련된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리고 한두시간 지나서 환자는 호흡곤란을 호소하면서 얼굴에 청색증이 발생하였다. 간호사를 호

 

출하고, 간호사는 다시 의사를 호출하였다. 문제는 의사가 병실까지 올라오는데도 10분이라는 엄

 

청난 시간(통상 콜을 받고 10분 안에 환자를 보러 병실에 온 것이라면 매우 신속하게 온 것이지만)

 

이 되어서야 온 것이다. 이미 환자는 호흡곤란으로 심정지까지 온 상태이다. 문제는 의사가 신속

 

하게 응급 심폐소생술을 한다고 기관삽관을 시도했지만, 번번히 실패하는 것이다. 1차 시도 실

 

, 2차 시도 실패, 3차 시도때는 다른 전공의가 시도를 해서 겨우 성공을 했지만, 환자의 상태는

 

이미 악화될때로 악화된 것이다. 그리고 중환자실로 내려갔지만, 환자는 정확하게 6개월을 넘기

 

지 못하고 사망을 하고 말았다.

 

갑상선 암 수술을 받고 나서 식물인간이 되었다가 사망을 했다고 하면 아마도 환자나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도무지 이해가 안될 것이다. 문제는 지연도착도 그렇지만, 응급처치 과정

 

에서도 순서가 잘못된 것이었다.

 

경부에 수술을 한 경우 혈종이 발생하는 이유는 지혈과정에서 세심하게 주의를 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세심하게 지혈을 하더라도 수술부위에 출혈이 발생하는 것을 완전하게

 

방어할 수 없기 때문에 혈종이 발생하는 것은 어쩔수 없는 합병증이라고 한다. 문제는 혈종이 발

 

생하여 기도를 압박한 경우 호흡곤란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때 응급처치의 우선순위는 기관삽관

 

부터가 아니라 수술부위를 개방하여 혈종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혈종이 기도를 압박하고 있는 상태에서 기관삽관을 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십

 

중팔구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응급처치에 관한 지식은 막상 임상 현장

 

에서 경험이 많은 선배 의사가 지도하지 않은 경우 전공의 1년차가 혼자 알아서 처리하기는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환자는 호흡곤란으로 당장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 하는 응급상황에서 침착하게

 

환자를 진정시키고, 수술부위를 개방하여 혈종을 제거하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자는 대학병원에서 비슷한 케이스를 또 경험하였다. 이번에는 60세 남성 환자였는데, 갑상선 암

 

수술하고 나서 수술부위 부종이 발생하여 의료진이 인식하고 미리 혈종제거술을 하였다. 그런데,

 

다시 출혈이 발생하여 2차로 혈종에 의한 부종, 호흡곤란이 발생하였다. 마침 의료진은 현장에

 

없었고, 간호사를 호출하고, 간호사가 의료진을 호출하였지만, 역시 현장에 도착하는 데는 시간

 

이 걸렸고, 도착한 의료진이 우선적으로 행한 조치는 기관삽관부터였다. 1차 실패, 다른 전공의

 

2차 시도 역시 실패였다. 3차 시도에서 성공은 했지만, 환자는 이미 맛이 간 상태였다.

 

최근 서울 소재 또 다른 대학병원에서 50대 초반의 여성 환자가 갑상선 암 수술을 받았다. 앞에

 

두 케이스는 전부 일반외과에서 받았지만, 이번에는 이비인후과에서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마치

 

고 나서 의료진은 배액관을 두곳에 삽입하였고, 그곳을 통해서 34cc 정도 배액이 되었다. 문제는

 

이틀째 되는 날 남편은 퇴원 준비를 위해 옷을 가지러 집으로 갔고, 병실에 보호자는 없었다.

 

자는 가래를 계속 뱉어내기 위해서 침을 뱉다가, 급기야 안절부절 못하는 상황에서 계속 괴로워

 

하고 있었다. 마침 다른 환자 보호자가 이 모습을 보고 밖으로 나가서 간호사를 호출하였다. 간호

 

사가 오는 도중 환자는 병실 밖으로 나가면서 청색증이 왔다. 간호사는 환자는 처치실로 옮겼고,

 

의사를 호출하였다. 의사가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하였다. 문제는 현장에 도착한 의사 역시 기도

 

확보를 위해서 기관삽관부터 시도한 것이다.

 

결과는 실패였다. 1차 실패, 2차 실패, 3차 실패, 그때 다른 과 전공의가 도착하였다. 그리고 침

 

착하게 수술부위를 개방하고 혈종을 제거하였다. 그리고 기관삽관을 시도했다. 성공이었다.

 

일을 어쩌나. 환자는 이미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식물인간이 되고 말았다.

 

병원측에서 이렇다 할 사과도 없고, 합의도 없었기에 소송을 제기했다. 환자의 남동생이 누님에

 

대한 사랑이 극진하여, 신체감정을 초스피드로 진행했다. 소장 접수하고 2달 안에 출장감정 및

 

감정서 도착이 이루어졌다. 문제는 감정의가 환자의 여명과 관련하여,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는

 

소견을 주었다. 변론기일 진료기록감정을 신청하고, 법정을 내려오는데 마음이 찹착했다. 그로

 

부터 정확하게 2달이 지났을때, 환자는 하늘나라로 갔다.

 

중환자실을 방문했을때 환자의 머리맡에는 성경이 놓여 있었다. 중환자실 입구에서 손을 씻고 들

 

어가서, 환자를 살펴본다. 신체감정을 많이 따라가서 신체감정의가 한 것처럼 발바닥을 볼펜으로

 

긁어 보고, 눈동자를 확인해 본다. 그리고 양쪽 청력을 테스트하는 것처럼 손바닥을 귀 부근에서

 

쳐 본다. 반응이 없다. 팔과 다리 강직 정도를 확인한다. 대동하는 간호사에게 바이탈이 어떤지

 

체크해 본다. 지금 투여되고 있는 약물이 무엇인지 확인한다. 혈압이 불안정하여 도파민을 때때

 

로 투여한다고 한다. 열이 언제 났는지 확인한다. 관절 구축방지를 위해 물리치료는 몇 번 받는지

 

물어본다. 그리고 기도를 하고 나온다.

 

이 정도 물어보면, 중환자실 환자 담당 간호사는 필자를 의사로 오인한다. 그래서 담당 주치의를

 

불러 주겠다고 한다. 괜찮다고 하면서, 다시 환자에 대하여 이것 저것 물어본다. 옆에서 보호자

 

들은 환자가 언제 반응을 했는지, 눈물을 흘렸는지,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는지 상세히 보고한다.

 

중환자실을 나오면서, 보호자들에게 환자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설

 

명한다. 길게는 3-4, 짧게는 4-6개월, 아 도대체 신은 왜 이리도 가혹하단 말인가. 그냥 목숨을

 

가져 갈 것이면 바로 데리고 가면 되지.

 

꼭 이렇게까지 식물인간이라는 단계를 만들어서, 환자로 하여금 고통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도

 

록 해야 하는가. 보호자들과 이별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인가. 그러기에는 보호자들 역시 너무 감

 

내해야 하는 것이 많지 않은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이다.

 

의료진은 또 어떤가. 이왕 늦게 하고 잘못 할 것 같으면 왕창 늦게 하고 잘못하여 그냥 환자가 죽

 

게 되도록 내버려두면 안되는가. 어차피 살아도 중환자실에서 식물인간 상태로 살아 있을 것 같

 

으면, 환자에게나 보호자에게나 병원에게나 서로 좋을 것이 없지 않은가.

 

의사의 직업윤리는 최선을 다해서 환자를 진료하는 것이다. 그래서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서 진료를 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악결과가 발생하였다고 하여, 또는 악

 

결과 발생이 두려워서 소극적이거나 하면 안되는 것이다. 맞다. 이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로

 

인한 이 피해는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풀리지 않은 숙제이다.

 

최근 국내 최고의 인적, 물적시설을 갖춘 대학병원에서 갑상선 절제수술을 받은 62세의 여자 환

 

자가 수술후 3일째 퇴원을 하였다. 그런데 퇴원한 다음날 아파트 내 산책을 하다가 갑자기 목이

 

부어올라 숨쉬기가 곤란한 상태에서 앞으로 쓰러진 사건이 발생하였다. 119를 타고 집근처 대학

 

병원 응급실에 가서 검사를 하고 수술부위를 개방하였는데, 최초 수술시 sternohyroid M.(흉골설

 

골근) cricothyoid M.(윤상갑상근)의 재건 및 봉합이 관찰되어 이를 제거하였으며 왼쪽 상갑상선

 

동맥이 파열되어 있었으며, 수술실에서 확인된 출혈량은 약3000cc에 달했다는 것이다. 즉 수술부

 

위 혈관이 파열되어 엄청난 크기의 혈종이 형성되어 있었고, 이로 인해서 갑자기 호흡곤란이 나

 

타나 쓰러지게 되었던 것이었다. 응급으로 수술을 하였지만, 결국 환자는 식물인간이 되었고,

 

환자실에서 1달 입원해 있다고 결국 하늘나라고 간 사건이다.

 

가족들이 겪어야 하는 정신적 충격은 실로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수술 이후 상태가 좋지 않아서 죽음을 준비하고 있었다면 모르되, 수술도 잘되었고,

 

수술 이후 상태도 좋아서 퇴원지시를 받고 퇴원까지 하였는데, 갑자기 퇴원한지 하루만에 수술부

 

위가 파열되어 혈종발생에 의한 호흡곤란이 나타나다니. 도무지 갑상선 수술에 따른 문제점은 어

 

디까지 인지 예측이 곤란하다.

 

4가지 케이스에서 공통된 점은 갑상선 절제수술이 잘 끝났다고 하여 수술상 주의가 종결된 것

 

이 아니라는 것이다. 수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수술이후 3-4일간 경과관찰이다. 수술부위에 부종

 

이 발생하는지, 환자가 가래를 뱉어내는 것이 힘들거나 숨쉬기가 곤란한 증상이 있으면, 즉시 의

 

사를 호출하여 수술부위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하고 혈종제거술이나 지혈조치를 해야 한다. 나아

 

, 수술후 지연된 재출혈의 예방 등을 위해 혈액응고지연에 대한 명확한 평가도 필요함을 알수

 

가 있다. 마지막으로 응급으로 호출을 받고 도착한 의사는 환자가 갑상선 수술로 인한 호흡곤란

 

이라면, 무조건 기관삽관부터 할 것이 아니라, 수술부위를 개방하여 압박하고 있는 혈종을 제거

 

한 다음 기관삽관을 해야 한다는 알고리듬 정도는 숙지하도록 해야 겠다. 그래야, 갑상선 수술 이

 

 

후 식물인간이나 사망하는 악결과를 예방하거나 줄일수 있을 것이다. .